요즘 서구화된 식단과 먹을 것이 많아진 시대에 성인 남성의 통풍 발병률은 급격하게 늘고 있습니다. 통풍은 한번 걸리게 되면 평생을 안고 가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고치기 어렵고 괜찮다가도 갑자기 발작하는 일이 생기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있어서 어려움이 상당합니다.
발작의 고통은 걸리지 않는 사람이라면 절대 알 수 없을 만큼 아주 큰 고통이 따릅니다. 오죽하면 발작하는 발을 자르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통풍은 많은 분들이 대사질환의 한 종류로 고치기 어려운 병이라 알고 있습니다. 병을 고친다는 접근보다 몸을 잘 관리해서 일반 사람들처럼 아무 이상 없이(?) 잘 지내는 것을 목표로 잡으며, 병원에서도 단순히 약만 잘 먹으면 일상생활에는 ‘문제없다’라는 안내를 받게됩니다.
하지만 이게 전부일까요?
과연 통풍이란 병은 약만 먹는다면 정상인과 동일하게 잘 지낼 수 있을까요? 지금 통풍이라는 큰 아픔을 겪고 있다면, 우리는 반드시 이 ‘통풍’이라는 지독한 괴물(?) 병을 공부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놈을 이기고 내 몸을 잘 컨트롤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몸은 좋아질 수 있습니다.
통풍 13년 차, 그동안 공부한 모든 정보와 경험담을 알려드리겠습니다.
1. 통풍은 염증이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통풍은 요산 수치가 높아져 발생하게 되는 대사성 질환이라고 나옵니다. 주로 엄지발가락에 발생이 되며 증상이 심해지면 다름 발가락과 발목, 무릎까지 점점 몸의 상부로 통증이 번져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물론 그중에 상태가 좋지 않아 요산 결정이 생겨 수술까지 가는 경우도 있지만, 부디 여러분은 이 상황만큼 가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요산이란 : 요산은 인체에서 퓨린이 분해되어 형성된 폐기물입니다. 퓨린대사의 최종 산물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요산은 용해도 임계값(약 6.8mg/dL)을 초과하면 관절 활액에 요산 결정이 형성되어 염증과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요산의 배설 : 우리의 몸속에서 생성된 요산은 2/3가 신장을 통해 배설이 되며, 나머지 1/3은 위장관에서 요산을 처리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바로 신장을 통해서 배설이 되는 부분인데, 신장은 혈액 속의 요산을 걸러내어 소변으로 배설하게 됩니다. 이 과정이 정상적이지 않다면 혈액 속에 요산이 걸러지지 못해 몸은 고 요산혈증이 발생되는 것입니다.
- 요산의 정상수치 : 요산의 정상수치는 7mg/dL 입니다. 이는 정상인 기준으로 보는 측정값이고, 통풍 환자들은 요산 결정 임계값 약 6.8mg/dL 이하로 유지해야 합니다. (페브릭이나 자이로닉이 이 수치를 떨어뜨립니다.) 이 임계값을 넘어가면 요산은 몸에서 결정화되어 관절을 공격하게 됩니다. 이게 통풍 발작입니다.
2. 통풍에 좋은 음식은?
사람들은 어딘가 아프면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서 푹 쉬고 낫길 바랍니다. 일반적인 감기나 근육통은 가능하지만 통풍은 그런 거 없습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거 먹고 좋아졌어요! 이거 드셔보세요! 이런 광고글과 알 수 없는 경험담이 많이 있는데… 믿든 안 믿는 이건 개인들이 결정할 문제이니 노코맨트 하겠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먹어서 생긴 병인데 무엇인가 먹고 좋아졌다? 통풍 환자들은 무언가를 몸속에 넣을 생각을 하지 말고 비울 생각을 해야 합니다. 비워야 합니다! 뱃살도 비우고, 게으름도 비우고, 피로도 비워야 합니다. 특정 음식이 아니라 저의 전체적인 식단을 알려드리겠습니다.
- 탄수화물 & 당류는 적당히 : 탄수화물은 단당류입니다. 당류는 염증을 유발합니다. 통풍 환자가 밥이나 빵, 밀가루 면을 먹은 다음에 시럽이 들은 카페라때 한 잔과 달콤한 치츠케익 디저트, 식곤증의 피로를 풀기 위해 여름에는 아이스크림, 겨울에는 찐빵이나 붕어빵을 먹게 된다면, 몸속에 있는 통풍이란 녀석을 몽둥이로 잘 깨우는 방법입니다.
물론 한두 번으로 발작이 오지는 않지만 결코 좋은 식단은 아닙니다. 탄수화물은 부족한 듯이 드시고 부족한 자리는 지방과 단백질로 채우시는걸 추천드립니다. 비율은 탄단지 3:4:3 정도면 훌륭합니다. -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라 : 양질의 단백질을 반드시 섭취해야 합니다. 추천드리는 단백질은 닭 가슴살, 소고기, 계란, 흰 살 생선 등 인공적인 단백질이 아닌 순수 단백질 섭취를 권장 드립니다.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한다면 다이어트는 물론 혈당 수치 개선에도 도움이 됩니다. 양질의 단백질과 다양한 채소로 식단을 세팅하면 몸이 클린 해지는 느낌이 생길 것입니다. 하지만 맛은 없겠죠. 그래도 해야 합니다.
그동안 먹고 싶은 거 전부 드시면서 살았잖아요? 물론 저도 포함입니다. - 모든 과일은 과하면 독이다 : 체리가 좋다 하니 앉아서 수십 알, 귤에 비타민C가 있다고 하니 앉아서 또 수십 개, 갖은 제철 과일 몸에 좋다니 앉아서 또 … 과일은 맛만 보세요. 그냥 맛만 본다는 느낌으로 드시기 바랍니다.
사과 하나 복숭아 한 개 이 정도는 괜찮습니다. 몇 개씩 드시지 말라는 겁니다. 이미 손과 머리는 따로 노는 삶이 익숙한 상황? 이란 걸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이기셔야 합니다.
과일 드시라고 하니까 말린 과일이나 통조림을 생각하신다면 실패입니다. 그냥 드시지 마세요. - 물은 가깝게 몸이 원하는 만큼만 : 통풍에는 물을 많이 마시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그 ‘많이’라는 양은 사람마다 절대적으로 차이가 있습니다. 무지성으로 그냥 드시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으니 몸이 원하는 만큼 적정량을 마셔야 합니다.
내 몸이 원하는 만큼의 물의 양을 알기 위해서는 천천히 시간을 가지고 양을 조절해 보시기 바랍니다. 수분 소비가 적다면 굳이 많이 드실 필요는 없고 한 모금씩 몸에 수분을 보충한다는 느낌으로 접근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물로 배를 채우려고 하면 화장실 가느라 사회생활에 지장이 생기니 무리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3. 통풍 약은 언제까지 먹어야 할까?
통풍 약을 먹지 않고 통풍을 잘 관리하는 분도 분명히 계십니다. 약의 부작용이 걱정되거나, 아직 젊으니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에 약 복용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통풍은 이미 우리 몸의 밸런스가 무너진 상황이라 통풍을 걸리기 전의 나의 모습으로는 절대 돌아갈 수 없습니다.
이 현실을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고, 아직 발작이 오지 않는 정상적인 신체 부분을 최대한 보전하며 남은 인생을 건강하게 보내는 방향으로 설정하셔야 합니다. 왼쪽 엄지발가락으로 시작해서 오른쪽 발가락, 발바닥, 뒤꿈치, 발목, 무릎…. 현실을 외면하면 내 몸은 천천히 통풍이란 괴물에 먹혀버리고 말 것입니다.
약을 먹지 않아도 요산 수치가 잘 조절되어 발작이 오지 않는다면 먹지 않아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저를 비롯해 우리는 통풍 약을 꾸준히 먹는 게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물론 최종 결정은 주치의와 상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통풍 약은 우리가 통풍이란 괴물과 싸우기 위해 몸에 지니고 다니는 성수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통풍 약은 흔히들 자이로닉정, 페브릭정 두 가지 중 한 가지를 먹게 될 겁니다. 전 두 가지 약을 전부 먹어봤습니다, 지금은 페브릭 40mg를 복용하고 있으며, 피검사는 3개월 주기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요산 수치와 간 수치, 신장 수치를 주로 보고 있으며 아직까지는 잘 조절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자이로닉정을 복용하지 않는 이유는 부작용이 생겨서라기보단, 페브릭이 약효가 더 잘 맞는 것 같아서입니다. 이 역시 전문의와 상의해서 결정한 것이니 꼭 주치의와 상담하여 약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4. 통풍 이야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제가 블로그로 통풍에 관해 글을 쓰는 이유는 13년 동안 몸으로 테스트한 결과, 약 하나로만은 이 괴물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수도승 같은 생활을 하지 않으면서 먹을 거 어느 정도 먹으며 운동도 하고, 지인들과 술도 한잔하면서 통풍 발작 없는 몇 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지내기 위해서 많은 실패와 고난이 있었습니다. 발작으로 잠을 못 이루며 통풍이란 괴물을 공부하며 제 몸에 다양한 시도를 하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면 더 이상 발작 없는 삶이라도 살고 싶어 부단히 노력하였습니다.
이제는 그 결과를 앞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겠습니다. 통풍이라는 괴물은 우리 스스로 반드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응원합니다.